암에 걸리거나 큰병에 더이상 손 쓸일 없어
삶의 희망을 잃은 분들이 산에 혼자 들어가 살면서
기적적으로 병이 치유되거나 건강해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어릴 적 그런 이야기들은 복받은 사람에게나
일어나는 신기하고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서야 막연하게나마 가늠해지는 나이가 된 것 같다
"살려고 하는 강한 의지를 내려놓고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려는 마음"
물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몸에 좋은 자연식을 계속 먹은 영향도 있겠지만
저 마음상태야말로 치유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저 마음은 그냥 자연적인 흐름을 그대로 따르고자 함인거고
바로 내려놓음이고 받아들임이리라
몸은 자연의 이치고 우주의 섭리다
몸은 몸 스스로가 살려고 우리보다 더 애쓰고 노력한다
배고프면 먹어주고 에너지를 소비했으면 쉬어주고
채워주기만 하면 몸은 알아서 잘 살아가도록 되어있다
태어나 성장하고 정점을 찍고나서 (생존과 번식의 역할을 다 하고난 후)
점점 퇴화되어 자연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흐름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몸에게
자연적이지 않은 수많은 태클을 가한다
더 이뻐지려고, 더 기분좋으려고, 더 행복하려고
아니면 너무 괴로워서, 너무 힘들어서, 너무 무서워서
흐름에 역행하는 (적당하지 않은) 과한 짓을 하고 있다
그럴수록 몸은 아프고 상처받을 수밖에 없는데 말이다
더 웃긴 건 마음대로 아플수도 없는 거다
아프기 시작하면 비난하고 부정하면서
"아프면 안돼! 병나면 안돼! 죽으면 안돼!"라는 메세지를
계속 몸에다가 주입시키고 강요를 한다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아프게 만든 당사자는 정작 자신인데
왜 아프냐고 몸탓을 하다니....
이게 바로 살려고 하는 강한 의지고
죽기 싫어서 발버둥치는 거부의 의사다
무슨 말인가요? 살려고 하고 죽지 않으려고 애쓰는 게 맞지 않나요?
라고 질문을 한다면 이제 나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몸이 알아서 할거에요..
살려고 하는 강한 의지를 내려놓고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생기면
몸은 알아서 스스로 자연의 이치대로 살아날 것이라고
이제 아프면 '아플만하니까 아프겠지..' 하고 치료해줄테다
슬프면 '슬플만하니 슬프겠지..' 하고 울테다
나의 에고에 사로잡혀
자연스런 몸의 흐름에 역행하는 생각과 행동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깨어있으려고 노력할테다
물론 나도 완벽하지 않은 사람인지라
가끔은 몸에 상처를 주고 아프게도 하겠지만
뭐가 우선인지를 따져가며 사이좋게 타협할테다
그동안 사탕을 너무 많이 움켜 꽉 쥐고 있었다
병에서 손이 빠지지 않아 아둥바둥한 이유였다
이제 좀 내려놓고 맛있는 거 하나만 먹을란다
내 몸이 내 에고에 방해받지 않고
자연의 흐름대로 살 수 있게...
그저 물처럼 바람처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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