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와 B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둘은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란
아주 오래된 한몸같은 사이였습니다
A가 즐거우면 B도 즐거웠고
B가 아프면 A도 아팠습니다
친했지만 서로는 아주 달랐습니다
A는 늘 자연을 따르고 본능에 충실한 성향이었고
반면에 B는 이상을 꿈꾸고 항상 더 좋고 크고 많은 걸
욕망하는 편이었습니다
의견이 달라 둘이 갈등을 일으킬 때마다
자신이 맞고 그래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논리적이며 에너지가 센 B가 늘 A를 설득했습니다
B는 계속해서 갈망하며 욕심을 채워나갔고
A는 점점 지치고 소외되었습니다
서로는 아주 긴밀하고 가까웠지만
항상 존재했기에 소중함을 잘 몰랐습니다
결국 B는 A를 무시하고 망각한 채
더 커다란 쾌락을 추구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고
친구가 그리워진 B가 A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A는 아프고 망가져 있었습니다
B는 그제서야 자신이 이기적이었고
사랑하는 친구를 잊고 산 걸 후회했습니다
서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너무 늦게서야 깨닫고 말았습니다
아침 막장드라마 속 스토리같나요?
아마 눈치채신 분도 있겠지만
이건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A와 B는 누구일까요?
A는 몸(=감정)이고 B는 이성입니다
지금 우리 나이라면 충분히 공감가는
비유일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만일 공감이 안되거나 이해가 안간다면
그 소중함을 아직 깨닫지 못하시거나
A와 B의 사이가 아주 좋으신 분들일 겁니다
지금 깨달을 지, 10년 뒤에 깨달을 지,
죽을 때까지도 깨닫지 못할지는 본인에 달렸습니다
저도 저의 무지때문에 늦게 깨달았고
이제부터라도 챙겨주려고 노력합니다
내가 내 욕심에 나의 몸과 감정을
무시하고 외면하고 혹사시키고 있는건 아닌지
한번 잘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죽을 때까지 평생 같이 가야할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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