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부정적인 감정을 감추며 살라고 배웠습니다
울지말라고 화내지 말라고 짜증내지 말고 언짢은 표정 짓지 말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토록 자연스런 기분을 억압하며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숨기고 억압받은 감정은 제대로 표출되지 못해서
대체 그게 어떤 감정인지, 왜 일어난 건지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무드미터라고 아십니까?
감정을 좀 더 세밀하게 표시해놓은 건데
위로 갈수록 흥분도가 높은 거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쾌적함이 높아지는 겁니다
(저기 외에도 다양한 표현이 더 많이 있을 겁니다)
빨강=흥분+불쾌-분노, 화..
파랑=차분+불쾌-우울, 슬픈..
노랑=흥분+쾌-기쁨, 즐거운..
초록=차분+쾌-평온한, 고요한..
대략 감이 잡히시죠?
우리가 기분좋고 기분안좋고의 상태를
그냥 뭉퉁그려 좋고 나쁘고로 인식하지 말고
가능한 세밀하고 정확하게 기분상태를 아는 게 더 좋습니다
비참함과 우울함이 비슷해 보여도 약간의 차이가 있듯이
나의 감정과 기분상태가 어떤지를 좀 더 분명하게 알고
인식하는 게 그 원인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네요
그 원인을 알게 되면 원인을 제거할 수도 있고
해소할 방안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예를들어 남편과 말다툼으로 기분이 언짢아졌어요
화가 난건지 불쾌한건지 우울한건지 슬픈건지...
남편이 큰소리를 쳤기 때문인지 나를 무시해서인지
이해 못받아서 답답한건지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해서인지
내 자존심을 건드려서인지 그냥 꼴보기싫어서인지
남편이 말실수를 해서인지 내가 몸이 아파서인지
원래 짜증이 나있어서인지 말이 안통해서인지...
대체 뭣때문인지 찾아찾아 따져보며 깊숙히 들어가면
분명히 나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 버튼이 눌러진 거구요 그걸 찾아내야 하는 거지요
상대가 문제인지 내가 문제인지 아무런 문제도 없는건지
제대로 알아야 지금 내 감정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긍정적인 기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좋다!" 보다 어떻게 좋은지 얼마나 좋은지
왜 좋은지를 자세히 알게 된다면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왜 즐겁고 어떤 거에 기쁨을 느끼는지를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잘 알아야 진짜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요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저 그림에서 어디쯤에 해당하는지 한번 확인해보시고
내 몸이 알려주고자 하는 게 뭔지
내 감정이 말하고자 하는 게 뭔지
내 욕구가 원하는 게 뭔지에 한번 귀기울여보세요
*갱증상인 호르몬의 감소로 인한 감정변화는
이유나 원인이 없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 속 저 깊이 깔려 있는 바탕자체에
나도 모르는 어떤 감정이 존재한다면
그 감정변화는 더 역동적으로 휘몰아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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