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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Go with the F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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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회사에 좀 큰 일이 있었다

사장핸드폰이 보이스피싱을 당해

모든 일이 스톱이 된 상태

다행히 금전적 손해는 크지 않았지만

정보가 노출이 된 경우라 어쩔수없이

은행및 거의 모든걸 초기화해야되는 상황이었다

사장은 많이 당황했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잘못이라는 자책감에 화가 나 있었다

그래 살다보면 실수도 하고 황당한 일을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알면서도 인간은 그 뜻밖의 변수에

몸이 얼어붙고 감정의 노예가 되어버리고

이성적인 판단도 마비되고 결국 멘붕상태가 된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는 나한테도 불똥이 튈까봐 조마조마했다

사장에게는 화풀이할 상대가 필요했고

초예민상태의 말투와 행동을 감내해야할 시간이 온 것이다

난 사장의 부정적인 감정의 표출(멘붕상태이니 어쩌면 당연하리라)로부터

어떻게 해서든지 나를 지키기 위해 최대한 방어하려고 노력했다

나의 내면이 흔들리지 않게, 평소와 같은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다

근데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이었다

나는 너무 힘을 주고 있었다

진정해..긴장하지 마..동요하지 말아야 돼..

빨리 기분을 전환시켜..평소의 평정심을 되찾아....

마치 절대로 내기분이 엉망이 되어버려서는 안되는 일처럼

나자신에게 뭔가를 계속해서 주입시키는 이러한 목소리는

나도 모르게 나를 더 힘들게 만들고 있었다

어떤 일이 생기면 몸은 알아서 자동적으로 방어태세가 되는데

오히려 그 방어태세를 풀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던 것이다

긴장하고 예민해지는 게 당연한 건데

반대로 긴장하고 예민해지지 말라고 하니

몸이 더 긴장하고 더 예민해지게 되는 것이다

"Go with the Flow"

불어오는 바람을 힘주면서 막으려하니 더 힘이 들었다

그저 오는 바람이 스쳐지나가게 힘을 빼고 흐름에 맡겨야했다

큰 일이 생길수록 오히려 힘을 더 빼야되는 거였다

외부의 예기치못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는 제일 먼저

생존에 필요한 전투태세가 되는 몸의 자동반응을

있는 그대로 놔두고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불편한 그 상태로 현실에 대처해야 한다

불편해도 된다 어쩔수 없다 그게 본능이고 나의 이치다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면서 같이 흘러가는 것

그게 외부상황에 대처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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